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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특집 문화선교리포트
“대학 가겠다는 친구들 보면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자기만의 동기가 없는 거 같아요.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 온 힘을 쏟아 부어야 한다는걸 몸으로 느꼈는데, 그 친구들은 자기가 진짜 하고 싶은 게 뭔지 잘 모르는 거 같아요. 그게 무척 안타까워요.” ‘세 개’ 중 한 명인 서인석군이 입을 열었다. 자기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을 알아야 한다. 이게 단지 10대들에게만 해당되는 말은 아닐 게다.
글 김주원


학교가 아닌, 거리에서의 축제를 만들다
‘세 개’는 ‘품 청소년문화공동체’에서 활동하는 19살 청소년들이다. 송성호, 서인석, 김준혁. 이 아이들은 왜 자신을 ‘개(犬)’라고 부를까. 여느 또래들과 다름없이 PC방과 노래방을 왕래하고 그저 농구하며 뛰노는 걸 좋아하던 소년들은 2006년, 어쩌다 ‘품’에서 하는 청소년 축제기획에 참여하면서 ‘품’과 인연을 맺었다. 어느 날 팀 이름을 정하기 위해 머리를 싸매다가 아이스크림 한 통을 먹는데 서로 뒤엉켜 마구 퍼먹는 그 모습이 마치 “개 같다”고 하여 ‘세 개’가 된 것이다(처음에는 ‘여섯 개’였지만 지금은 ‘세 개’가 되었다). “개처럼순간순간을 즐기며 살자”가 모토인 ‘세 개’. 그들은 ‘품’에서 ‘강북 청소년거리문화축제 추락(秋樂)’을 함께 기획하면서 춤과 노래, 각종 공연으로 10대를 비롯해 동네 사람들 모두 같이 어울려 놀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왔다. ‘추락’은 10대와 어른사이의 소통, 또 마을 사람들 사이의 소통의 장으로서 12년 째 진행되고 있다. 또래들이 입시에 한참 올인 하고 있을 때, 부모님들이나 선생님들은 이들의 활동을 어떻게 생각했을까. “예전에 우리가 좀 놀았어요(웃음). 남들처럼 열심히
공부하는 애들이 아니었으니까요. 하지만 우리끼리 모여서 축제도 하고 책(‘세 개’들의 회지인 ‘핫도그’Hotdog)도 내면서 책 발간회 때나 축제할 때 부모님을 모시니까 인정해주시는 것 같아요. 고3이 되니까 수능 때문에 마찰이 있긴 했지만.”(송성호) “선생님들의 시선이라는 거, 의식하지 않으려 해도 크게 느껴질 때가 있어요. 저희가 1년 전에 전학을 했는데, 예전 학교에서는 수업시간에 읽고 싶은 책을 읽고 있으면 선생님들이 ‘넌 부모도 없냐’ 같은 말도 하는 거예요. 우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건 괜찮아요. 하지만 괜히 건드리고 때리는 건 화가 나요.”(서인석)

입시 공부가 아닌, 인생 공부 중
우리 사회는 유독 나이에 맞게 살아야 한다는 통념이 강한 편이다. 부모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의 기대에 어긋난다는게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고 이들의 삶을 과연 ‘탈선’이라고 단정 지을 수 있을까. “지금은 다들 공부 밖에 생각을 못하지만, 막상 대학 가면 공부를 안 할 거라고 생각하더라고요. 사실은 그런 게 아닌데. 인생 공부를 안 하는 거 같아요. 친구들이 몸으로 직접 뛰어보면서 스스로 깨달아가는 과정을 찾았으면 좋겠어요.”(김준혁)“학교 애들이랑 수능 얘기하다보니까 저는 마음이 편했어요. 막연히 대학만 가면 될 거라고 생각하지만 자기가 하고 싶은 걸 모르는 채 몸만 가면 돈만 잔뜩 쓰고. 그렇게 대학 가면뭐하겠어요. 그럴 바엔 어떤 거창한 꿈이 없더라도 우리처럼 지금 자기가 하고 싶은 걸 하는 게 좋지 않

‘품’의 김준혁, 송성호, 서인석

을까요.”(송성호) 지금 하고 싶은 일이 뭔지 묻자 아이들은 조금 쑥스러운 듯 웃다 어렵게 입을 뗐다. 요즘 하고 있는 인문학 공부에 집중하느라 다른 걸 생각할 겨를이 별로 없단다. “아직도 저흰 결론이 없는 애들이에요(웃음). 심한기 대표님이랑 간사님이랑 같이 역사를 주제로 정해서 공부하고 있어요. 저희가 중학교 때부터 공부를 안 하고 놀기만 했잖아요. 축제도 엄밀히 말해서 노는 거였고. 그런데 고3이 되니까 이렇게 잘 노는 게 잘 사는 거랑 어떻게 연결이 될까. 연결이 된다면 어떻게 할 수 있을까, 그런 고민이 들었어요. 사실 공부가 왜 중요한지 잘 몰랐지만, 인문학 공부하면서 우리생각을 스스로 만들고, 책 읽으며 저자와 싸워보면서 우리 나름의 답을 찾아가고 있어요.”(서인석)


10대답게, 10대답지 않게

친구들끼리 의기투합해서 3박 4일로 무작정 전라북도 장수에서 대구까지 자전거로 여행했다는 일화라던가, ‘품’ 사무실안에서 서로 놀리고 장난치는 모습은 영락없이 19살 소년들이다. 하지만 ‘품’과 함께 했던 시간이 그 누구보다 각별했기에, 평범한 것 같지만 전혀 평범하지 않은 10대를 보냈다고 말한다.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 말을 다 못할 정도라는 ‘세개’. 이렇게 하고 싶은 것도 많고 말하고 싶은 것도 많은 아이들인데, 왜 어른들은 그렇게 10대와 이야기하는 것이 버거울까. “형, 밥 한 끼 살래요? 이런 말이 굉장히 쉬워 보이지만 내 마음을 쉽게 열 준비가 되기까지 좀 기다림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대표님이 말한 게 있어요. 안 좋은 게 있으면 무조건 바꾸려고 하기보다 그 과정을 아름답게 만들면 자연스레 바뀔 거라고요. 아이들한테 ‘뭔가 말해줘야 한다’고 마음먹기보다 그저 아이들과 자주 대화하면서 자연스러운 관계를 만들어야 할 거 같아요.”(서인석) ‘세 개’를 통해 10대다운 치기와 활력이 소통으로 연결되는 희망을 본다.


품  서울시 도봉구 쌍문1동 495-77 송곡빌라 지층 ㅣ 02-999-9887 ㅣ
www.pumdong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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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문화매거진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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